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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혁신지구 소개

라떼는 말이야~ 한글 배우는 것도 사치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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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떼는 말이야~ 한글 배우는 것도 사치였어~
 
 
작성자 : 평생온 단원 이서율
강의명 : 용산구평생학습관 한글교실
수업기간: 3/3() ~ 12/6() (·10:00 ~ 12:00, 2, 60)
 
 
 
6월 어느 날, 인재양성과 주무관님께 연락이 왔다.
 
어르신들을 상대로 하는 한글교실 수업이 있는데 곧 있을 시화전을 앞두고 그 분들을 인터뷰 해보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이었다.
 
선뜻 신청해서 듣기 힘든 한글교실수업이었기에 갑작스레 흥미가 생겨 인터뷰 날을 잡았다.
 
본 강의는 용산구평생학습관에서 운영하는 1년 과정의 교육으로 저학력 성인의 기초문해능력 향상을 위해 초등학교 1-2학년 수준의 한글교육을 목표로 한다.
 
실제 초등학교 커리큘럼처럼 회차별 교육내용 1년 치가 짜여져 있으며 여름방학도 있다.
 
현재는 코로나 단계격상으로 비대면수업(전화수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내가 방문했을 때는 전국 성인문해교육 시화전작품 공모 준비를 위해 평생학습관에 나오신 분들이 몇분 계셨다.


내가 인터뷰한 분들은 15년간 디스크를 앓던 남편을 뒷바라지 하다 남편이 돌아가시고 나서 아드님 손을 잡고 평생학습관이란 곳을 처음 방문하셔서 등록하신 분,
 
젊어서는 평생 일하며 가정생계를 꾸려가다 친구 손잡고 같이 등록하러 오신 분 등
 
각자의 사연있는 삶을 뒤로한 채 새 꿈을 안고 한글교실을 등록하신 분들이었다.
 
주 연령층은 70대가 다수이며 90대 분도 계신다고 했다.
 
6·25 전쟁을 겪으며 혼란스러운 시기에, 그 시절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학업을 포기해야 했던 지금의 70대 이상의 어르신들이었다.
 
지금은 의무교육이라는 이름으로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무상으로 누릴 수 있는 교육이 그 시기를 살았던 분들에게는 사치이자 특권이었다.
 
그렇게 전쟁에서 살아남아 먹고 살기위해 생업에 뛰어들고 자신을 희생하며 살던 분들이 지금에 와서 한글교실을 다니는 이유는 뭘까?
 
강사님을 통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2019년 시작된 한글교실은 시대적, 사회적인 문제로 문맹률이 높은 60-90세 분들을 위해 특별히 제작된 문해교과서로 수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현재는 문해교과서와는 별개로 필수단어와 문장을 담은 학습꾸러미를 이용해 전화수업을 하고 있다.
 
수업시간에 소중히 배운 것들을 잊지 않기 위해, 학습동기를 잃지 않기 위해 전화수업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
 
오히려 개인별 맞춤수업을 진행할 수 있어 읽기능력이 향상된 분도 있다.
 

수업을 하며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지 물어보았다.
 
이 수업을 듣는 분들은 배움이 늦은 분들로 글을 모르는 두려움과 서러움을 갖고 있다.
 
그렇기에 천천히 수강생들의 페이스에 맞추어 수업하면서 한글교육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자존감을 회복하는 놀라운 일이 일어난다.
 
문해교육을 통해 앎의 즐거움을 느끼며 정신까지도 건강한 시민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한 사람의 인생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까이에서 직접 보고 느끼며 보람을 느낀다.’
 
그 말을 들으며 나 또한 별 생각없이 스쳐지나간 동네 어르신들이 생각났다.
 
시대를 잘 타고난 내가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 교육, 문화, 인프라 등은 그분들의 희생으로 일구어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전쟁 시기에 살았다는 이유로,
여자라는 이유로,
배움의 의지를 자의반 타의반 꺾어야 했던 그분들의 이야기는 내 마음을 아프게 했다.
 
그럼에도 그분들은 사회를 원망하지 않았다.
 
오히려 지금에라도 한글교실이라는 멋진 강의와 훌륭한 강사님을 만난 것을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었다.
 
인터뷰 하는 동안 공통적으로 수강생 분들에게 듣고 느낄 수 있던 말은 강사님에 대한 진심어린 존경과 사랑이었다.
 
여러 수강생들에게 일일이 전화수업을 하시는 강사님이 힘드실까봐 더 읽기연습을 하신다는 분,
 
전화상 강사님의 목소리가 안좋았다며 눈시울까지 붉어지며 걱정되신다고 말하시던 분,
 
돌아가시기 전까지 평생 이 수업을 듣고 싶다는 분...

강사님의 목표는 한글 문해교육에서 그치지 않았다.
 
일상생활에서 필수적인 핸드폰 사용법, 카톡 사용법에서부터 유튜브사용법까지 우리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디지털 플랫폼을 한글 교육영역으로 확장시킬 계획이다.
 
이로서 문해학습자에서 평생학습자로 나아가는 이 단계야말로 진정 평생교육에 걸맞는 청사진이 아닐까 생각한다.
 
어르신들께 1년여의 한글수업 과정이 끝나면 가장 먼저 해보고 싶은 게 무엇인지 여쭤보았다.
 
내가 살아온 얘기를 글로 써보고 싶어...’
 
자식들한테 고맙다고 손편지를 써서 보내고 싶어.’
 
읽고 싶은 책을 마음껏 읽어보고 싶어...’
 
 
어르신 각자의 바람들이 내게는 모두 세상과 교류하고 싶어라고 말하시는 듯 들렸다.
 
작은 소망을 말씀하시는 그 분들의 눈이 유난히 반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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